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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이야기

장애인 언니 돌보던 동생의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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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담당
댓글 0건 조회 9,296회 작성일 15-01-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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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언니 돌보던 동생의 안타까운 죽음

기초수급으로 연명 어려운 장애인 가족 삶의 무게 덜어줘야 

 

   “내가 죽으면 언니는 좋은 시설로 보내주시고, 장기는 기증하고 원세 보증금은 사회에 환원해주세요

   지난 24일 대구의 수성구 한 식당 앞에 세워진 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류모씨(28)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힌 유서의 내용이다.

   지난 26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사망한 류씨의 사인을 번개탄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결론졌다.

   사망한 류씨는 극단적 행동에 앞서 언니와 함께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위로부터 아무런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적장애 1급인 언니(31)를 홀로 돌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대구시 남구 봉덕동의 한 빌라에서 언니와 둘이 살았다. 숨진 류씨는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곧바로 재가하면서 연락이 끊기자 언니와 함께 할머니가 있는 삼촌집(광주 소재)에 맡겨져 자랐다.

   특히, 지난 2007년 류씨의 언니가 아무런 말도 없이 집을 나가자 언니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기도 하는 등 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랐다.

   이렇듯 류씨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면서(시초생활수급자)도 언니(31)를 지극정성으로 돌봐 왔다.

   이런 류씨의 정성에 언니는 시설에 있다가도 동생이 보고 싶고, 같이 살고 싶어 동생과 함께 동거생활을 해왔다.

   류씨는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생활이 나아지지 않자 수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지난 20일 집 안에서 연탄불을 피웠다가 언니가 살려달라며 창가에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가 목숨을 건졌다.

   류씨의 언니는 경찰 조사에서 동생이 며칠 전 높은 곳에서 같이 뛰어 내리자고 했지만 무섭고 겁이 나서 거절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 경찰서 관계자는 언니가 동반자살을 거부하는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자 류씨는 차마 같이 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월세와 공과금이 밀렸고, 자동차 보험 만기 등이 다가오며 경제적 압박을 받았던 것 같다이와 더불어 언니를 돌봐야 하는 심적 부담감이 더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씨는 숨지기 1주일여 전에 주민센터를 찾아,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나온 언니가 일반 수급자로서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을 알아보고자 기초 상담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각종 요금 할인과 함께 다음달 생계비 499천원을 지급한다고 안내했지만, 언니를 돌봐줄 수 있는 서비스인 돌봄서비스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후 재 상담을 받기로 약속했지만, 이미 류씨는 생을 마감하기로 마음먹고, 혼자 남아있게 될 언니에 대한 혜택을 알아보기 위한 마지막 행동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같은 사건을 보는 장애인부모들(가족)의 마음은 남다르다.

   장애인 부모들은 자식보다 단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는 말로 가족이 아니면 자신들의 아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며 한숨 쉬고 있다.

   지적장애인(발달장애) 자식을 둔 한 부모는 실질적인 가장인 류씨가 주민센터에 가서 상담한 내용이 자기 자신이 살기 위해서가 아닌, 사후 언니가 모진 세상을 자기 없이 살 수 있을까 하는 내용이었을 것이라며 동반자살을 시도했던(보호자)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연대 조사에 따르면, 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장애를 가진 류씨의 언니만 기초수급(1인 월 최대 현금급여 49만원)지원이 가능했으며, 생계를 책임지고 마트에서 일을 했던 동생 류씨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전무했다.

   사망한 류씨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장애를 가진 언니가 활동보조서비스 등의 돌봄서비스를 월 20, 고작 14시간 이하로만 지원받고, 류씨가 돌봄을 책임지고 근로를 하지 않아야 월 최대 현금급여 85만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류씨가 일자리를 포기하고 하루 20시간 이상 언니를 돌봐야만 최대 85만원을 수령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확연하다. 하지만, 제도적 대수술을 거치지 않는 한, 2, 3의 이번 같은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장애손자와 함께 음독자살을 시도한 70대 노인, 장애판정을 받은 갓난아이와 함께 자살한 현직여경, 지적장애 딸의 치료가 힘들다는 말에 자녀들과 함께 자살한 40대 가장 등 우리사회에서 장애인과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무게감을 줄여줄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이신형 기자 

기사출처 : "장애인 언니 돌보던 동생의 안타까운 죽음",<장애인복지신문>,2015년 1월 30일(금),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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